한동안 욕실에 들어갈 때마다 묘하게 찝찝했습니다.
심한 하수구 냄새는 아니었어요. 그렇다고 완전히 깨끗한 냄새도 아니었습니다.
방향제 향 뒤에 뭔가 남아 있는 찝찝하고 약간 기분이 좋지 않은 냄새...ㅠㅠ

처음에는 당연히 방향제 문제라고 생각했습니다.
향이 약해졌나 싶어서 새 걸로 바꾸고, 좀 더 진한 향으로도 바꿔봤습니다.
그런데 며칠 지나면 또 똑같았습니다.
그때는 몰랐습니다.
제가 계속 냄새를 없애려는 게 아니라, 냄새를 덮고 있었다는 걸요.
사실 저는 변기 청소를 안 하는 편은 아닙니다.
안쪽은 자주 닦고 세정제도 꾸준히 넣는 편이에요. 그래서 더 이해가 안 됐습니다. 이렇게 관리하는데 왜 냄새가 날까 싶었죠.
이상했던 건 냄새가 항상 나는 게 아니라는 점이었습니다.
어떤 날은 괜찮고, 어떤 날은 문을 열자마자 느껴졌습니다.
특히 샤워를 오래 한 날이나 밤새 욕실 문을 닫아둔 다음 날 아침에 더 심했습니다.
처음에는 변기 뚜껑을 열어보고 안쪽을 다시 닦았습니다. 그래도 별 차이가 없더라고요.

변기 냄새 때문에 방향제만 바꾸던 제가 제일 늦게 본 곳
그러다 어느 날 아침, 냄새가 꽤 심하게 느껴져서 변기 앞에 쪼그려 앉아 자세히 보기 시작했습니다.
그전까지는 한 번도 그렇게까지 자세히 본 적은 없었습니다....ㅎㅎ
청소를 해서 그런지 보이는 부분은 나름 깨끗하게 보이더라구요.
그러다가 뒤쪽을 봤는데 먼지와 물때가 얇게 붙어 있었고, 바닥과 변기가 만나는 부분이 생각보다 축축했습니다.
그래서 오래된 칫솔 하나를 따로 꺼내서 틈새를 문질렀고, 마른 수건으로 물기를 닦아냈습니다.
생각보다 수건에 묻어 나오는 게 많아서 조금 놀랐습니다.
청소를 끝내고 나서도 큰 기대는 안 했습니다. 솔직히 또 비슷하겠지 싶었어요.
그런데 저녁에 욕실 문을 열었을 때 느낌이 달랐습니다. 늘 섞여 있던 그 애매한 냄새가 거의 안 느껴졌습니다.
방향제 향만 남아 있더라고요.
하루 정도는 우연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근데 이틀, 사흘 지나도 비슷했습니다.
오히려 방향제를 새로 바꿨을 때보다 더 확실하게 냄새가 줄었습니다. 그제야 원인을 제대로 찾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뒤로 청소 청소할 때도, 변기 안쪽뿐만 아니라 뒤쪽에도 먼지가 쌓였는지 보고 물때가 생겼는지 확인하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환풍기 시간도 바꿨습니다.
예전에는 샤워 후 10분 정도만 돌렸습니다. 전기 아깝다는 생각도 있고 시끄럽기도 해서 그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했거든요.
지금은 최소 1시간 정도 돌려놓고 나옵니다.
욕실이 완전히 마른 날과 아닌 날의 냄새 차이가 생각보다 컸습니다.
특히 장마철에는 더 확실했습니다. 예전에는 아침에 들어가면 공기 자체가 눅눅했는데, 환풍기를 오래 돌리고 나서는 그 느낌이 많이 줄었습니다.
물론 모든 변기 냄새가 같은 원인은 아닐 겁니다. 하수구 문제일 수도 있고, 배관 문제일 수도 있고, 오래된 실리콘 때문일 수도 있겠죠.
다만 저처럼 방향제만 계속 바꾸고 있는데도 냄새가 반복된다면, 변기 안쪽과 함께 뒤쪽 바닥도 같이 한 번 확인해보셨으면 합니다.
저는 그 부분을 가장 늦게 봤고, 의외로 거기서 제일 큰 차이를 느꼈습니다.
생각보다 냄새는 멀리 있는 원인보다, 평소에 눈에 잘 안 들어오는 축축한 틈새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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